유통家...세대 교체로 위기 돌파 "회사를 부탁해"
유통家...세대 교체로 위기 돌파 "회사를 부탁해"
  • 신학현 기자
  • 승인 2019.11.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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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석 이마트 대표(왼쪽부터) , 차정호 신세계 대표,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 뉴스1


정기 임원인사에 돌입한 유통가(家)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가는 격변기를 맞아 새로운 인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를 전면에 배치한 것도 공통점이다.

그룹별로 약간의 온도차는 느껴진다. 현대백화점과 이마트는 '변화'에, 신세계백화점은 '안정'에 더 무게를 뒀다. 아직 임원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롯데와 CJ그룹은 막판 고심 중이다.

◇생존 위해 '변화' 택한 이마트…신세계는 '안정'에 초점

이례적으로 일찌감치 인사를 발표한 이마트는 올해 유난히 변화 폭이 컸다.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에 처한 탓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혁신을 위해 6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이갑수 사장을 떠나보내고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파트너를 대표로 영입했다. 위기 상황 속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하기보다는 젊은 외부 인사 수혈로 내부에 충격을 줬다. 이마트가 대표이사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신임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을 연구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변화에 빠르다는 평이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 이마트의 생존과 혁신을 위한 적임자로 꼽힌다.

앞으로 강 대표는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 환경 변화 속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이마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계열사인 신세계백화점의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1월 말에 이뤄졌다. 인사 스타일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가까웠다.

특징이라면 7년간 신세계백화점을 이끌었던 장재영 대표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자리를 옮기고,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신세계를 맡게 됐다. 백화점과 인터내셔날의 대표이사 자리를 맞바꿔 안정을 꾀하면서도 변화를 택한 것.

노련한 장재영 대표가 사업 확장에 나선 인터내셔날의 신규 사업을 점검하고, 사업 성장 능력을 입증한 차정호 대표가 백화점에 변화를 주는 전략이다.

이외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국내 패션부문을 신설하고, 부문 대표이사에 손문국 신세계 상품본부장을 내정했다. 신세계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 김민덕 한섬 대표 © 뉴스1

 

 


◇현대百그룹 3대 인사 키워드 '전문성·경영능력·젊은피'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날 단행한 임원인사는 '전문성·경영능력·젊은피'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영업 전문가와 패선 전문가를 각 계열사 특성에 맞게 전진 배치했다. 또 상대적으로 젊은 임원을 포진시켜 급격하게 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동안 그룹을 이끌던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백화점 사장이 동반퇴진하고,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가 백화점을 이끌기로 했다. 또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에는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이, 한섬 대표이사 사장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선임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젊은피'를 앞세워 환경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이 오랜 관록과 경륜으로 회사의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 어수선한 CJ…롯데는 '고심'

유통가에서 아직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곳은 롯데와 CJ다.

CJ그룹은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임원 인사를 해왔지만, 올해는 12월로 미뤄졌다.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오너가 이슈와 계열사 비상경영, 검찰 고발 등 잇단 문제가 터지면서 인사에 차질이 생겼다. 내부에서는 지주사 인력을 절반가량 줄이기로 하면서 인사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CJ 관계자는 "잇단 악재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옷을 벗는 임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인사를 단행한 롯데는 아직 여유 있는 모양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뉴롯데'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화학과 식품 BU장을 교체했다. 올해는 유통BU와 호텔·서비스BU장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BU장 중 절반이 교체되면 계열사 대표이사급 임원을 포함해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여성임원 확대도 관심 사항 중 하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통가 인사 트렌드는 성과와 보상, 미래 성장성 등"이라며 "변화와 안정을 두고 기업들이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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