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품으로…대우조선해양의 험난했던 '여정'
'새 주인' 품으로…대우조선해양의 험난했던 '여정'
  • 노컷뉴스
  • 승인 2022.09.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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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공중분해되며 1999년부터 산업은행 품에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M&A 시장서 '알토란'으로 여겨져
한화그룹, 2008년 인수 추진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포기
현대중공업, 인수 나섰지만 올해 초 EU 불승인으로 매각 불발
산업은행, 한화그룹에 대우조선 '통매각' 유력…정상화 속도낼듯

정부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6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주인없는 회사로 부침을 겪은 대우조선해양이 마침내 새 주인을 찾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일부 구성원의 반발과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이 맞물려 인수를 포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방산 분야와의 시너지 등을 감안해 다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인수가 확정되면 대우조선은 21년간 달았던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이름표를 떼고 경영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장…외환위기때 그룹 공중분해 후 부침


대우조선해양의 중심에 있는 옥포조선소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한국 해운·조선업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故) 남궁련 회장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조선업의 발전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을 보고 1968년에 민영화된 대한조선공사를 통해 '옥포조선소' 건립에 나섰다. 이후 옥포조선소는 제1차 오일쇼크 등과 여러 부침을 겪었고 1978년 대우그룹 품에 들어가 1981년 완공됐다.

이후 대우조선은 1994년 세계 선박수주 왕좌에 오르는 등 성장을 이어갔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대우조선은 2001년 대우 계열사 중 가장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워크아웃 졸업과 조선업 호황 등에 힘입어 대우조선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알토란'으로 여겨지며 많은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본궤도에 오를 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수합병이 불발되면서 20여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이런저런 부침을 겪게 된다.


워크아웃 졸업 후 한화그룹 인수 추진…글로벌 금융위기로 불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산은이 본격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대우조선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유가 고공행진 속 조선업 호황에 포스코와 GS, 두산, 현대중공업, 한화그룹 등이 대우조선에 눈독을 들였다. 결론적으로 같은해 10월 한화그룹이 우선협상자 자격을 따냈다. 당시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에 성공한다면 사실상 100% 고용을 승계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한화그룹 일부 구성원들의 반대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한화그룹 역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2010년 조선업 업황도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대우조선 매각 분위기도 잦아들었다.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만한 대기업들 역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장기화된 조선업 불황과 중국의 조선업 약진 등 악재 속 경영 여건도 악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대우조선 일부 경영진이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혐의로 경영진이 형사처벌을 받고 대우조선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수백억원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며 회사가 다시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2016년 경남 거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인원만 수십명에 이르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현대중공업 인수나섰지만 EU 불승인으로 '새 주인 찾기' 실패


지지부진했던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은 조선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 불황 원인이 국내 '빅3'간 내부 경쟁과 저가 수주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산은은 다른 빅3인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중 하나가 대우조선을 인수해 국내 조선산업을 '빅2'로 재편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이 2019년 2월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고, 곧바로 산은과 본계약이 체결됐다. 산은이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의 통합법인에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물로 출자하고, 지분 7%와 우선주 1조2500억원을 받아 2대 주주가 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올해 1월 심사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이유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인수를 불허하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불발됐다. 산은과의 본계약에 EU를 포함한 6개국으로부터의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하는 것이 인수의 선결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로의 인수는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이 23년간의 험난했던 여정을 끝내고 다시 비상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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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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