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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하나 더, 토익시험도 포기"…고물가에 대학생들도 허리띠 졸라맨다
2022. 06. 23 by 데일리메이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제일 문제가 물가”라며 물가 상승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2022.5.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1. 신촌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유모씨(23)는 여름방학을 맞아 과외를 하나 더 늘렸다.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는 유씨는 취업준비가 한창이지만 고물가에 울며겨자 먹기로 늘릴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하반기 공채준비로 본가에 내려갈 수 없는 상황에서 더이상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었다"며 "취업 스터디 중간에 화상으로 영어과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취업준비생 하영광씨(27)는 이번 여름방학 토익 스피킹 시험 응시를 포기했다. 생활비가 빠듯한 상황에서 어학시험 응시료마저 올랐기 때문이다. 하씨는 "대기업은 물론 회화 자격증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가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며 "수차례 응시해 점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응시료가 부담돼 그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치솟는 물가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가 대학생들의 '낭만'을 갉아먹고 있다. 부모님들 역시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손을 더 벌리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통신비를 아끼기 위해 알뜰폰을 사용하거나 매 끼니를 편의점에서 간단히 때우는 등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신비 5만원에서 1만원까지…생활비 줄이는 대학생들

서대문구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김모씨(22)는 "5만원대였던 통신비를 알뜰폰 가입으로 1만원대로 낮췄다"며 "자취생으로 월세도 비싸고 물가도 많이 올라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4월 기준 국내 4G 알뜰폰 가입자 수는 총 988만978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첫 900만명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하게 가입자가 늘었다. 현장에서는 고금리와 높아진 생활물가 탓에 통신비라도 절약하려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30대 청년층들이 선호하는 특정 휴대폰 기종만을 위한 알뜰폰 프로모션이 있다"며 "해당 프로모션이 꾸준히 지속되는 것을 보면 이들 알뜰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통비나 식비 등 고정지출비 줄이기에 나선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 영등포구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원생 남궁종욱씨(27)는 지난달 월별 총지출액이 180만원으로 1년 전(132만원)보다 27%가량 뛰었다. 한 달 식비가 90만원으로 1년 전(45만원)보다 50% 증가한 탓이다. 남궁씨는 "지난해만 해도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었는데 식비가 너무 올라 더이상 시켜먹지 못하겠다"며 "가까운 거리도 귀찮다고 택시를 탔었는데 웬만하면 걸어서 이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약학 대학원에 재학중인 정수연씨(26) 역시 "당장 학식만 보더라도 5000~6000원 가격에 비해 질이 너무 떨어져 식비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체감이 크다"며 "술자리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해 벤치나 노상에서 친구들과 마시곤 한다"고 말했다.

◇취업난도 힘든데 높아진 응시료…OTT 공유까지

치솟는 물가에 취업준비생의 지갑사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취업에 필수 조건인 어학시험의 응시료가 줄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토익스피킹 응시료는 10년 만에 7월 2일 정기시험부터 기존 7만7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7000원 오른다. 중국어능력평가시험인 HSK(중국한어수평고시) 응시료도 지난 3월 시험부터 급수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최대 2만2000원 인상됐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2012년 이후 10년간 동일하게 적용해왔으나 물가 상승과 시험관련 제반비용의 증가로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취업시장과 경기 불황 속 취준생들은 생활비 절약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여럿이서 공유하거나 생필품을 중고거래하기도 했다.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성북구의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이날 '넷플릭스 4인팟 구합니다', '면접용 구두 삽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 수십개가 올라왔다.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한 취준생은 "PD가 꿈이라 여러가지 OTT 플랫폼을 참고하며 공부해야 한다"며 "혼자 비용을 감당하기에 부담이 돼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대학생들과 같은 청년들을 위한 핀셋 정책을 주문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초년생인 대학생들과 저소득층 청년에 초점을 맞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월세 지원 정책과 같은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통신비 절약을 위한 알뜰폰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신규 가입자수는 15만8093명으로 전달 대비 8.4%가량 증가했다. 사진은 2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2022.6.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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