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er anders 변형 變形’을 주제로, 유명한 곡을 색다르게 편곡한 작품 선보여
피아니스트 이여경은 오는 4월 29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피아노 독주회 ‘..aber anders 변형(變形)’을 연다.
‘A Geometry of Music(음악의 기하학)’ 시리즈를 기획하며 이번 독주회는 ‘변형 變形’을 주제로 삼았고 그 의미를 암시하는 독일어 ‘..aber anders’도 덧붙였다. 제목이 상징하듯, 이번 독주회에서는 형태가 변형된 곡들이 무대에서 연주될 예정이다. 즉, 곡의 형태가 변하여 다른 형식, 주제 또는 장르로 변형된 프로그램이 선보여진다.
첫 번째 곡은 ‘이별의 곡’으로 널리 알려진 쇼팽 에튀드를 고도브스키가 편곡한 Study No. 5 in D-flat major after Op.10 No. 3 으로, 이여경은 ‘이별의 곡’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곡들이 원래 형태에서 잠시 떠나 새롭게 변모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을 이 곡을 통해 암시하는 위트를 담았다. 고도브스키의 곡은 쇼팽의 원작과는 다른 조로 편곡되었고, 오로지 왼손으로만 연주되는 곡이며 원작에는 없는 음들이 추가된 변형(變形)이 보인다.
이어서 연주되는 ‘무한한 마법의 원 (The Magic Circle of Infinity)과 ’꿈의 이미지 – 사랑과 죽음의 음악 (Dream-Images : Love-Death Music)은 미국 출신 작곡가 조지 크럼브의 작품으로, 4부작으로 되어있는 마크로코스모스 (Makrokosmos)의 작품집에 들어있는 곡이다. 마크로코스모스는 ‘대우주’를 의미하고 그 중 제 1 모음곡집은 12개의 별자리 이름이 붙어 있으며 이번 독주회에서 연주되는 8번과 11번은 각 사자자리와 쌍둥이자리이다.
8번 ‘무한한 마법의 원’은 특이한 악보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오선지가 원의 형태로 구부러져 변형된 악보가 인상적이다. 11번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불협화음들 속에서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안개 속 너머 울려 퍼지는 것처럼 삽입되어 있다. 낭만주의적 멜로디가 전혀 다른 장르인 현대음악 속에 삽입된 형태는 또 다른 변형(變形)의 형태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1부 마지막 곡으로는 대중에게 익숙한 멜로디인 ‘사랑의 슬픔’과 ‘사랑의 기쁨’으로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한 원작을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2부에서는 올리비에 메시앙의 ‘새들의 카탈로그’ 중 한 곡과 리스트의 ‘돈주앙의 회상’ S.418이 연주된다.
새들의 카탈로그(Catalogue d'oiseaux : Catalogue of birds)는 프랑스 작곡가이자 조류학자이기도 한 메시앙이 작곡한 13개 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곡집으로, 특색있는 새의 소리를 독특한 음악어법과 특징적인 리듬으로 묘사하고 있다. 각 곡에는 각기 다른 새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이여경은 이번 독주회에서 그 중 12번째인 ‘Le traquet rieur 검은 딱새’를 연주한다. 딱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피아노를 통해 재현된 소리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리스트의 ‘돈주앙의 회상 Réminiscences de Don Juan, S.418’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Don Giovanni’ 중 듀엣 아리아 ‘La ci darem la mano’를 원작으로 한다. 유명한 아리아를 리스트가 환타지 형태로 편곡하여 화려한 색채와 비르투오소적인 기교가 특징인 피아노 독주곡 형태로 변화시킨 곡이며, 복잡하고 고난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곡이다.
이여경은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떠나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학사 및 석사,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덕원예고에 출강하고 있으며 Avant-Garde Academy에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