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김제동'에서 조선일보 직접 언급에...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 팩트체크
'오늘밤 김제동'에서 조선일보 직접 언급에...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 팩트체크
  • 신학현 기자
  • 승인 2019.06.11 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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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이 지방자치단체 초청 강연에 ‘고액 강연료’가 책정되었다고 보도한 조선일보에 직접 KBS <오늘밤 김제동>에서 조선일보 내용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그는 “저도 조선일보 칼럼을 자주 본다. 좋은 내용도 많다. 그러나 이건 바로잡아야 될 것 같다. <오늘밤 김제동> 시청률이 2% 안팎이라고 했는데, 어제(6월 5일로 보임) 4.6%였고, 평균 4%이고, 최고 시청률은 6.5%였다. 논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사실은 알고 써야 한다고 본다.”

‘고액 강연료’냐 아니냐에 대한 입장 표명 대신 시청률 팩트 체크로 얼버무리는 것 같아서 조금은 언짢았다. 강사료 논란에 관해서 “강의료 받아서 자꾸 어디 쓰냐고 묻는다. 이런 이야긴 안하려고 했는데 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과 모교 대구 달성고에 5000만원씩 합쳐서 1억원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소속사 연예인은 나 하나 뿐이고, 식구가 6명인데 같이 살아야죠”라고 해명했다. 말하자면 6명의 식구를 먹여살리기 때문에 ‘고액 강연료’를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토로했다

 

이에 10일 조선일보 김공일 논설위원은 유투브 '김광일의 입'에서  "김제동, 그대가 틀렸다"라는 주제로 반박했다

#유투브 '김광일의 입' "김제동, 그대가 틀렸다" 전문


동료 논설위원이 지난 6일자 ‘만물상’이란 신문 칼럼을 썼다. 제목은 ‘김제동 강연료 1550만원’이다. 이 칼럼은 필자 본인의 경험담으로 시작한다. 경남까지 내려가 2시간 강의하고, 30만원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KTX 왕복요금, 시내까지 왕복 택시비, 원천징수 세금까지 제하고 나니 겨우 10만원쯤 남더라고 했다.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는 강사 김미경 씨, 혜민 스님 같은 분도 2시간에 500만원쯤 받는다고 썼다. 그런데 김제동씨는 재정자립도가 겨우 16%인 대전 대덕구에서 90분 강연하고 1550만원 받기로 돼있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그러자 그날 밤 KBS 고정 프로를 진행한 김제동씨가 이 칼럼에 대해 방송을 통해 반박했다. 김제동씨는 KBS에서 ‘월 5000만원 넘게 받는’다고 한 부분, 대전에서 받을 뻔 했던 1550만원 강연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안 하고, 대신 자신의 프로에 대해 신문 칼럼이 ‘시청률 2% 안팎’이라고 한 부분을 꼬집었다. 칼럼은 지나친 ‘강연료’를 비판했는데, 김제동씨는 강연료에 대해서는 말을 않고 대신 시청률을 들고 나왔다.

김제동씨는 이렇게 말했다. "바로잡아야 할 것이 있다. 시청률 2% 안팎이라고 했는데,
어제 4.6%이고, 평균 4% 안팎으로 최고 6.5% 나왔다." 자, 김제동씨가 이렇게 말을 하면 많은
매체들은 당연히 이렇게 제목을 뽑는다. <김제동 "시청률 2%라니? 4%다" 조선일보에 반박>


이렇게 놔두면 대부분 독자들은 조선일보 칼럼이 잘못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우선 하나씩 보자. 김제동씨가 조선일보에 반박하면서 자신의 프로그램 시청률이 ‘평균 4% 안팎’이라고 자랑한 그날 방송, AGB 닐슨 코리아 시청률 2.6% 나왔다. ATAM이라는 실시간 시청률 조사에서는 1.92% 나왔다. 마치 조선일보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처럼 날을 세워 비판한 방송이니 시청률이 7%쯤 나올 줄 알았다. 결과는 정반대다.

김제동씨는 자신의 프로그램 시청률이 ‘최고 6.5% 나왔다’고 했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2019년4월1일 108회째 방송이 6.0%를 찍은 것으로 돼 있다. 그가 먼저 과거 시청률을 얘기를 꺼냈기 때문에 우리도 이번엔 그의 성적이 저조했을 때를 찾아봤다. 8회 1.7%, 9회 1.8%, 24회 1.8%, 36회 1.9%, 38회 1.7%, 42회 1.8%, 72회 2.0%, 74회 1.7%를 기록하고 있다. 김제동씨는 딱 한번 나온 최고 6.0%을 얘기하면서 무려 7번이나 기록한 1%대 시청률은 부끄러웠는지 말하지 않았다. 이해한다.

김제동씨가 ‘평균 4% 안팎’이라고 했는데 월별 평균 시청률로 따져보니, 비교적 잘 나온 2019년5월은 평균 3.7%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10월은 평균 2.3%, 작년 11월도 평균 2.3% 수준이었다. 말꼬투리를 잡을 생각은 없지만, 굳이 따지면 3.7은 ‘4% 안팎’이 아니라 ‘4%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라고 해야 한다. 남의 잘못을 바로 잡겠다며 입을 열 때는 우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평균 3.7%를 그냥 ‘3%대’라고 말했다면 조금쯤 인정하겠다. 그걸 굳이 ‘4% 안팎’이라고 말속임을 한다. 그러면 좌파 매체는 ‘안팎’이란 말을 빼버리고 그냥 ‘4%’라고 제목을 뽑는다. 이것까지 계산했을 것이다.

김제동씨는 또 강연료 용처에 대해 "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과 모교인 대구 달성고등학교에 5천만원씩, 합쳐서 1억원 기부했다"고 했다. 당연히 좌파 매체에서는 "조선일보와 모교에 1억 기부했다"고 제목을 뽑아서 마치 조선일보에도 돈을 준 것처럼 했다.

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은 지금부터 11년 전인 2008년에 있었다. 11년 전에 김씨가 내놓았다는 그 돈은 김씨의 모교, 그리고 ‘스쿨 캠페인’에 기부해서 여러 학교로 간 돈이지, 조선일보 살림살이에 보태라고 조선일보에 기부한 돈이 아니었다. 그리고 김제동씨는 "강의료 받아서 자꾸 어디 쓰냐고 하시는데" 라고 하면서 짐짓 답변해야 하는 척 말을 꺼냈다. 그러나 다시 읽어봐도 조선일보 칼럼은 김제동씨에게 강연료의 용처를 말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김제동씨는 좌파 매체를 믿고 얼렁뚱땅 말속임을 하면 안 된다.

김제동씨는 자신이 받는 지나친 강연료를 겨냥한 칼럼을 비꼬는 말을 하면서 강연료와는 전혀 관계없는 KBS 방송을 이용했다. 이것은 명백한 ‘방송 사유화’로 징계 받아야할 사안이다.


유튜브 ‘김광일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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